아팠다. 회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몸살이 낫지 않아 버티고 있었는데, 결국 연말을 시작으로 새해 들어오고 2주 이상 많이 아파 병원만 다녔다.병원도 한군데도 아닌 여러 군데를 다녀야 했다. 암이라도 걸렸으면 어쩌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암은 아니란다. 2019년 1년을 앞만 보고 달렸더니 몸에 무리가 왔나보다. 게다가 그동안 애착을 갖고 일했던 공간을 마무리하는 게 쉽지 않다보니 몸에서 신호를 보낸 것 같다. 10년은 꽉 채우고 싶었던 책놀이터 작은도서관을 2019년 12월 31일로 문을 닫게 되었다. 그동안 여러 사정들이 있었지만 월세를 내면서까지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은 감당하기 힘들었고, 시기적으로 계약을 했던 만기가 다가왔고... 누군가와 함께 하다가 혼자 꾸려가려니 외로움도 있었고... 무엇보다 난 작가로서 글을 쓰고 싶었고...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많은 이유들을 만들어야만 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겠고, 책들과 짐들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참고 참았던 게 뻥 터진 것 같다.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했던 때에 성북구의 빛나는 트리오를 만났다. 안영신선생님. 송민기선생님. 김미희선생님.. 그리고꿈터 작은도서관을 만났고.. 책놀이터는 꿈터를 벤치마킹했고... (정릉에 위치한 꿈터는 올해 16년을 맞이한다. 대단하신~) 그러면서 성북작은도서관네트워크를 만났다. 그동안 내 옆에서 힘이 되어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사실 소소하게 동화만 쓰면서 평범하게 두 아이만 키우면서 살아갈 줄 알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작은도서관에서 내 아이들과 조카아이들을 돌보았고, 지역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책으로 성장했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 지역연대, 책문화운동, 동아리활동, 틈새돌봄 등.. 한없이 착하기만 한 선생님들. 좋은 사람의 기준을 그들에게서 배웠다. 앞으로 그들과 함께 책과 함께 뻗어나가도록 할 것이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진짜 느낀건~~ 구립도서관과는 분명 차별성이 있고 비교를 해서도 안된다.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자꾸 사라질 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활동비가 보장되면서 또는 활동가들의 역할이 자꾸자꾸 뻗어나가도록 독려해야하는 일이다. 다행히 성북구는 구립과 민간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있지만 좀더 상생되는 구조가 만들어기를 바란다.
아파서 외출을 하지 못하다가 오늘 미리 잡힌 일정이 있어 송파도서관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갔다. 다시 에너지를 받고 왔다. 역시 난 아이들을 만나야 힘이 솟아나는 것 같다. 아픈 줄도모른채 얼마만에 생기가 돌았는지...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생각지도 못한 손편지와 함께 "믿으면 그렇게 된다"라는 작은 메세지의 선물이 도착했다. 얼마만에 받아보는 손편지인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시 2020년을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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